우메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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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보시의 사진.

매실을 소금에 절여 만든 일본식 매실 장아찌.

와카야마현에서 유래되었으며, 안바이 또는 엔바이라고 하기도 한다.

나트륨의 비율이 8~12%, 심지어는 20%가 넘는 경우도 있어 우메보시 하나로 밥 한 공기를 먹을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이는 결국 우메보시가 보존식의 성격을 띄기 때문인데, 다만 오늘날에는 기술의 발달로 소금을 적게 넣은 우메보시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기존의 우메보시와는 달리 냉장고 등에 보관하지 않으면 금방 상하게 된다.

한국의 일식집에서 만드는 우메보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소금 10% 설탕 10% 비율로 만든다. 설탕의 비율을 더 늘리면 입가심으로도 괜찮다. 이런 우메보시를 두고 전통 방식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재래식으로 만든 우메보시는 일본인들도 점차 꺼리는 추세다.

우메보시의 빨간 색깔은 매실 본래의 색이 아니고 차조기 잎을 넣어서 물을 들인 것이다. 실제로 빨간 물을 들이지 않은 우메보시도 있다. 갈색이라 미트볼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신맛에 구매자가 당황할 수가 있다.

우메보시가 한국인에게는 익숙하지 않아 매실 장아찌로 번역되기도 하나, 한국의 매실 장아찌는 매실 과육만 발라서 설탕에 절여 만드는 음식이다. 단맛이 강렬하며 매실을 빼내고 남은 설탕진액은 매실청이라 부르며 감미료로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매실 자체가 새콤하기 때문에 약간 신맛이 남는다. 그런만큼 번역한다면 매실절임이라고 하는 편이 더 낫겠지만, 한국에서 매실절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매실장아찌로 알아듣는다.


도시락 밥에 하나 올라가있거나, 주먹밥 속에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우메보시를 구할 수 있는데 보통 원형 플라스틱 용기에 10여개의 우메보시가 들어있는것을 주로 볼 수 있으나, 이는 외국 수출용으로 현지의 염도를 4분의1 수준으로 낮춘거라 한국인 입맛에는 그나마 맞을 수 있으나 일본의 진짜 우메보시는 맛이 무척 시어서, 이것 하나를 조금씩 베어물면서 밥을 먹으면 한 공기를 비울 수 있다. 도시락 반찬 및 주먹밥의 속으로 우메보시가 주력이 된 이유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맛으로 먹는 반찬이 아니라 밥맛을 돋우기 위한 반찬인 셈. 즉 우리나라 장아찌처럼 반찬으로 몇 개씩 집어 먹는게 아니라, 밥 한 공기에 딱 하나만 조금씩 먹는 방식이다.

익숙해지기 위한 팁은 죽이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좋다는 것. 김치와는 다른 신맛과 적절한 짠맛이 죽과 궁합에 있어 나쁘지 않다. 실제로 일본에서도 이렇게 먹는다. 죽 이외에도 담백한 요리와 곁들이면 나중에는 먼저 손이 가게 될 만큼 익숙해지기도 한다.

사실 우메보시의 과육뿐만이 아니라 안의 씨앗도 먹을 수 있다. 정확히는 씨앗 안에 있는 알맹이 부분. 우메보시의 과육 부분을 다 먹은 후 남을 씨를 이로 세게 깨물면 껍질이 깨지고 안의 알맹이(?) 부분이 나오는데, 껍질은 뱉고 속을 먹으면 된다. 그러나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먹는 사람이 흔하지는 않다. 일본에서도 씨 안의 알맹이 부분에 있는 시안화수소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는 말이 있어서 먹던 사람들도 안먹게 되기도 한다.

흰 쌀밥을 사각 도시락에 담고 한복판에 우메보시를 박은 우메보시 벤토는 일장기와 모양이 흡사해서 한때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통했다. 그래서 이런 도시락을 히노마루(일장기) 도시락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2차대전 중에 물자가 부족해지자 국민들이 물자를 아끼게 하려고 정부에서 반찬이라고는 우메보시 하나 있는 도시락 먹는 것이 애국이라면서 정책적으로 강권했다고 한다. 물론 요즘에 나오는 것들은 옆에 반찬이 조금씩 있다.

비정상회담에서 일본 패널 나카모토 유타의 말에 따르면, 도시락에 우메보시를 넣으면 그 냄새가 다른 반찬에도 배어 버려서 죄다 우메보시 냄새가 난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 중에는 싫어하거나 안 먹는 사람도 많다고. 매실의 달콤하고 상큼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먹었다가는 바로 뱉어버릴 수도 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낫토, 스모, 가부키와 함께 일본 문화의 관문 중 하나로, 처음 먹으면 비호감인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 매실을 소비할 때는 매실장아찌나 매실청과 같이 꿀과 설탕을 베이스로 매실의 새콤한 맛을 강조하는 방식의 가공법이 주류인지라 매실이라는 이름에서 전혀 기대할만한 맛이 아니기도 하고, 한국 요리에는 시면서 동시에 짠 음식이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음식이 아니라고 여기거나, 상한 음식이라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 또한 본래 저장식품류는 아무리 가까운 나라라도 외국인이 적응하기 어려운 난관으로 여겨지는데, 우메보시는 한 알로 밥 한 공기를 해치울 만큼 그 맛이 강렬한 탓도 있다.

다른 관문 중 하나인 낫토의 경우 좀 살 만큼 사는 나라의 대형 마트에 가면 가성비는 나쁠지언정 항상 구할 수 있고, 한국에도 그만큼의 고정적인 수요가 있는 반면에 우메보시는 그렇지 않다. 그냥 매실을 소금에 절인 거라 특별히 건강에 좋은 성분이 특별히 많이 들어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은 저염식을 추구하기 때문에 혹여 좋아하더라도 끊어야 하는지라 마케팅도 쉽지 않다. 굳이 구한다면 대형 마트에 가면 있기는 한데, 직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가성비가 엉망진창이다. 킬로그램당 2천엔 정도 하는 저렴한 반찬이어야 하는 물건이 한국에서는 300그램 소포장당 만원 꼴이고 그나마도 소금 맛은 한국에서 안 팔린다고 꿀에 절인 것이 대부분. 생매실 10 킬로그램에 소금 한 포대를 사도 2만원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일본인이라 해도 저 가격을 주고 한국에서 우메보시를 사 먹을 일은 거의 없다 봐도 된다.

애초에 한국에는 일제강점기 시기 일본인 주거지구를 중심으로, 특히 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며 우메보시 벤또가 널리 알려졌으나 한국의 중부지방은 추워서 매실을 주반찬으로 쓸만큼 수확하기도 어렵고, 우메보시 또한 한국인 식성에 영 안 맞아서 해방과 동시에 잊혀졌다. 한국에서 도시락의 우메보시 자리를 대체한 것은 좀 비싸지만 매실보다는 구하기 쉬운 달걀이었고, 이 또한 깨서 날로 비벼먹는 일본과 달리 부쳐 먹었다.

조상들에게도 별반 다를바 없게 느껴졌는지, 조선말기에 정탐 겸 여행온 일본인이 쓴 기행문인 조선잡기에 나오는 여행 일화 중엔 낙동강에서 수적(수상 강도)을 당했을 때 수적이 우메보시를 발견하고 하나 달라고 해서 줬더니 먹은 즉시 달아나 버렸다는 내용이 있다. 아마 특유의 맛 때문에 독극물인 줄 알고 자신이 죽거나 무력화되기 전에 대책을 찾고자 달아난 것으로 추정된다.

만화나 애니메이션의 로컬라이징 과정에서는 담당 편집자에게 꽤나 고민을 안겨주는 물건. 실물의 모습이 안 나오고 이름만 나온다면(예: 다!다!다! 29화 "목걸이의 비밀" 편, 란마 1/2 극장판 중국침곤륜대결전) 김치로 바뀌어서 더빙되기도 했다. 다!다!다! 29화의 경우 김치장독대 누름돌(...)로 바뀌었다. 로컬라이징을 하지 않고 단순히 번역하거나 자막을 붙이는 경우에는 대부분 '매실 장아찌'라고 번역되어 나오는데(예: 다!다!다! 6화 두 번째 카네이션), 실제 한국식 매실 장아찌와 우메보시는 매실이 주재료라는 점을 제외한다면 공통점이 전혀 없다. 우메보시는 매실을 소금에 절이지만, 매실 장아찌는 설탕에 절여 먹기 때문에 맛도 모습도 전혀 다르다. 프리파라에서 체리로 로컬라이징이 되어서 나왔다. 먹고서의 맛이나 반응이 그려지지 않아서 가능했던 부분.

오래 전에 한국으로 시집온 일본 여인들이 제일 그리워한 음식이기도 하다. 그녀들은 가난한 출신들이 많아서 우메보시가 주식 비슷한 반찬인 경우가 많았는데 한국에서는 일본식 우메보시를 구할 길이 없어서 이것을 제일 그리워했다는 기록이 여럿 있다.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맛을 들이면 여름에 더위먹어 입맛이 떨어졌을 때 시고 짠 우메보시가 입맛을 돌게 한다.

우메보시 도시락의 해방 후 로컬라이징이 계란후라이 도시락이다. 물론 부잣집 자제들이 먹던 것이지만.


일본 내에서는 신 맛의 대표주자 격이다보니 타액 채취가 필요한 신속항원검사장 등지에 우메보시 사진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거의 레몬과 비슷한 포지션이다.

전국시대 일본의 군인들은 우메보시를 하나씩 가지고 다녔는데, 먹으라는 용도는 아니었고 배고프거나 목이 마를 때 우메보시를 보고 기운을 내기 위한 용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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