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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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성 캐릭터를 화면 안에 집어넣고 싶지 않습니다." (회장에 있던 청중 기립박수)

- 무카이 마사히로 감독, 《초차원게임 넵튠 THE ANIMATION》 발표회에서

美少女動物園

남성향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등의 매체에서 이야기보다 캐릭터(주로 미소녀)의 매력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작품을 전개하는 창작 경향을 동물원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 미소녀의 외모나 언행따위가 중심 즐길거리인 동시에 그것밖에 없는 작품에 적용되는데, 시청자의 감상 자세가 동물원에서 동물을 구경하듯이 미소녀를 구경한다는 의미에서 쓰인다. 주로 미소녀의 매력을 어필하기 쉬운 일상물이 이 항목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남캐의 비중이 적고 미소녀가 많이 등장하는 작품이면 일단 무작정 이 용어를 남발하는 경향이 있으나, 하술하듯 본 용어는 어디까지나 등장인물들이 아무 고생걱정 없이 놀고먹는 것을 지켜보는 작품의 유행에 반감을 가지며 시작된 표현이다. 그 대부분이 수요에 따라 미소녀만 등장하기 때문에 미소녀가 붙은 것이다.

영어권에선 CGDCT(Cute Girls Doing Cute Things)로 줄여 부르는 듯하다. 다만 치명적 유해물처럼 캐릭터는 귀여운데 소재는 전혀 귀엽지 않은 작품에게도 "치유물(치명적인 유해물)" 처럼 반어법적인 의미로 쓰기도 한다. 양덕들 사이에서도 CGDCT의 정의에 대해 논란을 벌이기는 하지만, 실제 쓰임을 보면 CGDCT가 미소녀 동물원보다는 범위가 넓다고 할 수 있다. 대체로 Cute Girls만 채워준다면 Cute Things는 상대적으로 널널하게 봐주는 편이다. 소녀종말여행이나 우주보다 먼 곳처럼 아무리 봐도 미소녀 동물원은 아닌 작품들이 CGDCT 추천작으로 자주 언급된다.

일본에서는 잘 쓰지 않는 표현이다. 단어의 의미가 부정적이고 이 단어를 퍼뜨린 사람이 악명 높은 야마모토 유타카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애니메이션이 유행하던 2000년대에 만화, 애니메이션에 입문해 이 시대 작품에 추억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 2020년대에 들어선 이런 작품도 나름대로 작품성과 가치가 있다는 재조명이 되고 있어 함부로 부정적인 말을 하기 어려운 분위기이다. 대신에 보통 키라라계(きらら系)나 제네릭 키라라(ジェネリックきらら)같은 표현을 쓴다. 망가타임 키라라가 이런 작품들을 주력으로 밀었기 때문이다. 이 용어가 생긴 발단이었던 케이온!도 키라라 연재작이었다. 키라라계의 특징을 가진 나로우 작품들을 '키라라계 나로우 작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평론가 마에Q 같은 사람도 이런 작품을 소개, 혹은 비판할 때도 키라라계라고 하지 미소녀 동물원이라 하지 않는다.

반면 한국에서는 무엇을 비판하고 싶은 건지 단어 두 개로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의미가 직관적이고, 이 말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널리 퍼졌고 이런 장르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정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