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누나키 마을
개요
이누나키 마을은 일본의 도시전설로, 후쿠오카현 미야와카시 이누나키 지구에 있는 고개와 주변 부락을 배경으로 한다. 후쿠오카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누나키 고개와 이누나키 터널 근처는 인적이 드문 산골이고 일본 인터넷상에서 고스트 스팟으로 유명하여 관련 괴담이 많이 존재하는데 이를 합치면 대략 '일본 국내법이 미치지 않는 무서운 마을이 있고 그곳에 들어간 자는 살아 돌아올 수 없다'는 내용이다.
이누나키 마을을 둘러싼 소문들은 다음과 같다.
- 일본의 공문서와 지도에서는 완전히 말소되었지만 실제로는 해당 위치에 마을이 존재한다.
- 마을의 입구에는 "여기서부터 일본국 헌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 에도 시대 이전부터 격렬한 차별을 받아왔기에, 마을 사람들은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고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 닫힌 사회에서 살기 때문에 내부인은 근친혼을 반복했으며, 다들 유전병에 걸려 매우 위험한 사람들이 많다.
- 입구로부터 조금 안쪽에는 마을 광장이 있고, 그곳엔 너덜너덜하게 고물이 된 세단이 1대 놓여 있다(상단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설정으로 보인다). 또 그 앞에 있는 오두막 안에는 해골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 구(舊) 이누나키 터널 안에는 방책이 있고, 이것을 넘으면 끈과 캔을 엮어 만든 경보 장치가 있는데, 이것에 걸릴 경우 큰 소리가 울리며 직후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도끼를 든 마을 사람이 달려온다.
- 이누나키 마을 근처에서는 모든 메이커의 휴대전화가 권외가 되는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며, 그나마 근방에 있는 편의점의 공중전화는 110번(한국의 112)이 통하지 않는다.
실상
1988년에 일어난 이누나키 터널 살인 사건을 기본 베이스로 꼬리에 꼬리를 더해 퍼진 것이 도시전설의 시초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의 바탕에는 여러 가지 차별 의식이 존재한다는 분석도 있는데 부라쿠민과 재일 한국인 관련 차별이나 '에도 시대'부터 격렬한 차별을 받아 온 '후쿠오카의 마을'이라는 표현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시전설로 언급되는 이누나키 마을은 실제로 존재했던 옛 이누나키 마을과 미야와카시 이누나키 지구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이런 마을은 실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누나키 산에는 산요 신칸센도 지나간다.
외부와 접촉을 끊고 고유의 풍습과 문화로 사는 마을은 별로 특이한 게 아니다. 한국에도 청학동마을이 있으며 미국에는 아미시 마을이 있다. 자신들만의 풍습으로 산다고 해서 헌법이 적용되지 않는 게 아니라 오히려 헌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풍습을 보장받고 살 수 있는 것이다. 헌법에서는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행복 추구권을 보장하므로 범죄자들이 이런 마을에 쳐들어가 행패 부리면 '당연히' 경찰이 출동해 체포하며 반대로 이런 마을에 우연히 들어갔다가 범죄를 당한다면 경찰에 신고 가능하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와 같은 곳을 꼽으라면 노스 센티널 섬을 꼽을 수 있는데 이곳은 전술한 특징들 중 일부는 그럭저럭 들어맞는 무시무시한 곳이다. 다만 이곳은 지도에 존재하고 인도 해군이 지켜 주는 곳이지만 인도인이 아니란 차이가 있다. 물론 이들이 외지인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하지만 다른 원주민들처럼 외지인을 경계하는 수준이지 특별히 기괴한 풍습을 가지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외국 언론과 제한적으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마치 야생 보호구역처럼 인도 정부가 지켜주는 원주민 보호구역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무법지대라는 면에서는 구룡성채가 이 동네와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경단이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치안은 갖추다가 사라진 마을이다.
테러 단체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도 자신들이 실효지배하는 영토를 가지고 있었다. 즉, 공권력이 미치지 못한다면 사실상 외국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 국가는 국가를 선포하기도 했으며 당연히 만약 이런 곳이 존재한다면 정부에서 가지 못하도록 국민들을 통제할 것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반경 30km 범위는 일본 정부에서 통제하고 있어서 허가증이 있어야만 갈 수 있다. 헌법에 적용되는 지역이라도 위험하면 통제하는 판국에 헌법이 닿지 않아 국민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곳이라면 100% 정부에서 엄격하게 통제할 것이다.
인터넷도 없고 카메라, 캠코더도 희귀했고 교통도 안 좋았던 시절의 아날로그 괴담이다. 흉가 괴담의 확장판인데 직접 확인하기도 곤란한 데다 정보가 맞는지 확인할 창구도 마땅찮던 시절에 지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오컬트적인 기괴한 풍습을 지니고 있는 신비한 미지의 마을은 좋은 괴담 소재였지만 21세기에는 인터넷 검색 클릭 한 번만으로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들을 보며 교차 검증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구에게 솔깃했던 터무니없는 괴담은 여기서 걸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현대에는 구글 스트리트 뷰로 한국에 앉아서 일본 골목 구석까지 직접 볼 수 있고 교통도 크게 발달했기 때문에 일본 열도나 한국에서 숨을 곳은 많지 않다. 더욱이 한국은 오지면 오지일수록 군사 시설들이 들어차 있으며 부동산에 환장하는 부동산업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도 거의 없다.
아날로그 시대엔 '정부와 언론이 사실을 은폐한다'는 전개도 흔히 먹혔으나 21세기는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사진기와 캠코더를 가지고 다니며 1인 미디어 시대라 숨겨진 마을이라든지, 흉기 들고 달려드는 마을 주민이라든지, 특이한 것을 찍어서 게시판이나 블로그에 올리면 단숨에 엄청난 화제를 일으킬 수 있기에 그런 전개가 힘을 잃어 괴담의 생명력도 약해졌다. 혹시 촬영하다 죽으면 묻히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는 유튜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만약 생방송 중에 미지의 이누나키 마을을 찾아서 들어갔다가 사고라도 발생하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된다. 유튜브의 경우 생방송이 종료되면 즉시 업로드가 시작되며 길이에 따라 수 분에서 수 시간 후부터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인터넷 방송의 특성상 죽는 건 고사하고 위험한 상황이거나 실시간으로 놀랄 만한 상황이 되면 이후 영상의 조회수부터가 달라진다.
후쿠오카현은 부산에서 배 타고 3시간이면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라서 이누나키 터널 입구에 가보면 분위기가 음산하여 이국적인 흉가 느낌을 만끽할 수 있다. 원래 흉가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가는 이유는 뭔가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스릴 넘치는 짜릿한 느낌을 받고자 함인데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 우산 쓰고 가면 이누나키 터널 근처 특유의 음산함이 배가 된다. 신 터널은 하카타역에서 노가타역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다니기에 시내버스 여행으로 찾을 수 있다. 특히 혼슈 방면에서 하카타 방면으로 간다면 칸몬 터널을 도보로 건너 모지코로 간 다음 쿠로사키역, 노가타역에서 환승하여 신이누나키 터널을 넘어 하카타에 도착하게 된다.
이와 별개로 근친혼을 반복했으면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에도 심각한 결함이 있기 때문에 단체로 기습해도 건장한 일반인을 제압하기는 힘들 것이다. 인구가 얼마나 돼서 최대한 근친혼을 피했는지 모르겠지만 왕족들이 수십 번의 근친혼으로 유전병을 얻은 사례가 흔한 것으로 보아 위에 언급한 대로 엄청 오랜 기간 동안 근친을 반복했다면 최대한 피했다고 한들 대를 계속 잇기 전에 희귀병으로 부족이 축소되어야 맞다.
이누나키 마을 괴담의 모티브가 된 듯한 실제 마을(이누나키다니무라/犬鳴谷村)은 1994년 이누나키댐이 완공되면서 수몰됐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