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마을
靑鶴洞마을
Cheonghak-dong town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묵계리의 지리산 동쪽 기슭에 위치한 마을. 별칭으로 '도인촌(道人村)', '지리산 청학동' 이라고도 불린다. 지리산 삼신봉 동쪽 기슭 해발 800m에 있다.
주민 대부분이 유교 계열 신흥종교 갱정유도(更定儒道)를 신앙하는 일종의 신앙촌이다. 갱정유도 외에 삼성궁, 증산교단 신자들도 함께 살고 있다.
조선 시대의 의복과 생활 태도를 유지하는 드문 형태의 마을이다.
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의 이름은 청학로로 마을 전체의 도로명주소가 이 도로를 기준으로 부여되어 있다.
역사
6.25 전쟁 이후 생겨난 마을로 그 당시에 갱정유도 신봉자들이 피난 과정에서 외지인들 눈에 띄지 않는 지리산 어딘가에 숨어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정착한 주민들은 휴전 뒤 몇 년간은 외지인들만 보면 피해서 숨어 사는 험난한 삶을 살다가 이를 뒤늦게 알게 된 하동군수가 인구 전수조사를 하게 되면서 청학동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게 되고, 덩달아 마을도 전통 문화를 고수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까지 얻게 됐다.
본래는 마을 이름이 학동이었다가 청학동으로 바뀌었다. 청학(靑鶴)은 푸른 학이라는 뜻이다.
본래 인지도가 그렇게 높은 마을은 아니었으나, 1982년 TV를 통해 한국야쿠르트 슈퍼100 프리미엄 딸기 장수마을 CF에 청학동 주민들이 모델로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얻기 시작했다. 갓을 쓴 선비의 모습을 한 주민, 댕기머리를 한 소년, 소녀들이 등장하였으며, 소를 통해 농사를 짓는 모습과 서당에서 글을 읽고 있는 학동들의 모습도 공개되면서 조선시대 풍습을 유지하는 마을로 이름이 알려지게 된다.
이후 이 CF로 청학동이 유명세를 얻게 되자 청학동에서 서울로 상경한 학생을 주인공으로 한 어린이 드라마 <댕기동자>가 1989년 방영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예절 캠프나 수련회장으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서 사람들이 아는 청학동의 이미지가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2010년대 이후, 특히 2020년대에 들어서는 청학동을 방문하는 학생들의 수가 줄고 있다.
생활상
조선 시대의 생활상을 전통으로 유지하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가옥도 대부분 기와집이나 초가집에서 살고 있고, 의생활도 주로 한복차림을 고수한다. 성인 남자의 경우 조선시대처럼 상투를 틀고 갓쓰고 도포를 입는 풍습이 있다. 결혼하지 않은 남녀는 댕기머리를 하는 풍습이 있다.
조선 왕조 때부터 존속해 있었던 서당(書堂)에서 글을 배우는 풍습이 있는데, 현대에는 옛날 그대로의 서당을 다닐 수 없는 노릇인지라 학교와 별개로 서당을 예절 캠프나 청소년 수련원의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주민의 대부분은 농·축산업에 종사하는 편이며 약초, 산나물도 채취한다.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현대 문명에 의존하지 않고 전통적인 생활 방식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미국의 아미시(Amish) 마을과 유사하다. 다른 점은 아미시는 계속 현대 문명을 최대한 배제하는 편이지만, 청학동은 그렇지 않으며, 현대화가 되어 있어 경운기도 굴리고, 인터넷과 스마트폰도 사용하고 Wi-Fi도 터지고, 마을에 가스와 전기도 들어오는 등 현대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리산에 있는 반달가슴곰이 민가에 내려오기도 한다.
한편 청학동의 양봉업자들이 군집붕괴현상이 일어나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예절 캠프와 수련회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하더라도 예절 교육식으로 도시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방학 기간 동안 청학동 서당에 보내거나, 초등학교 학교 수련회 활동으로 청학동마을로 수학여행을 대신해서 보내는 것이 열풍이었다.
이와는 별개로 1990년대 중후반부터 청학동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에게 마을의 자체적인 서당 교육과 지방자치단체의 공교육을 모두 경험하게 하는 추세라서, 청학동 주변에 있는 초등학교는 단기 전입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종종 중등 과정 이상을 진학시키는 경우도 있다. 또한 초중고등 과정 외에도 한학을 깊이 공부하기 위해 외부에 있는 대학교까지 진학하기도 한다. 이들은 목적이 목적인 만큼 대부분 졸업 후 청학동으로 돌아온다. 반대로 청학동이 위치한 하동군의 학생들은 예절교육 등의 명목으로 학교 차원에서 청학동에 한 번씩 방문한다. 체험 학습 목적이기에 불참에는 제약이 없다. 그마저도 2010년대 중반부터는 학생 자율에 맡기자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참여하는 학생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2010년대 들어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서 사람들이 아는 청학동의 이미지가 얼마 못 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사건사고
아미시와 마찬가지로 좁은 사회이다 보니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했다. 나아가 예절교육 열풍 이후 일부 학교가 서당을 자처하며 등록하고 학생에 부당 노동을 시키며 이를 청학동마을이 반쯤 방치하며 문제가 더 커졌다.
예절캠프가 한창 유행했을 때는 해병대 캠프처럼 우후죽순 짝퉁들이 생겨 각종 문제를 일으키고 언론과 방송에 탄 적도 있었다. 예를 들면 초등학생들에게 잘못했다는 이유로 점심 밥을 주지 않았고 저녁 식사로는 밥, 간장, 단무지만이 제공되었으며, 이런 부실한 밥을 먹은 학생들이 자연히 밤에 배가 고파 외부에서 음식을 사먹으려 시도하다 걸리자 종아리에 피멍이 들 정도로 회초리로 쳐서 앉지도 못하게 했다. 이런 짝퉁 서당들에 대해 알게 된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항의하면서 경찰서에 신고하여 수사를 받는 일들이 있었다.
또한 OnlyOneOf의 전 멤버 박지성(1994)이 초등학교 2학년 때 청학동 예절캠프를 2주 간 다녀온 경험이 있는데, TV와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문명과는 단절되고 여가시간에 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윷놀이와 제기차기 같은 민속놀이 뿐이었다고 한다. 그곳에서는 편식 없이 무조건 음식을 다 먹어야 하기 때문에 울면서 오이를 먹었는데, 소리 내서 엉엉울면 훈장에게 회초리를 맞기 때문에 조용히 숨죽이며 울고 훈장 눈치를 보면서 맛있는 척 연기를 했다고..
이렇게 된 건 감독책임이 있는 교육부와 경상남도교육청, 하동교육지원청, 경상남도청, 하동군청의 근무태만과 유착관계가 매우 심해서 벌어진 일이다. 경상남도경찰청과 하동경찰서에 신고해봐야 지리 특성상 유착과 근무태만이 심해 부실·편파수사로 이어진다.